겨울철 염수 분사, 벚나무 가로수는 왜 죽어갈까?

겨울철 염수 분사, 벚나무 가로수는 왜 죽어갈까? 원인 진단과 해결 방안

제설제 피해의 모든 것: 원인 진단부터 관리 및 예방 대책까지

매년 봄, 화사한 꽃으로 거리를 물들이던 벚나무 가로수가 힘없이 말라죽는 안타까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겨울철 제설 작업이 잦았던 도로변의 벚나무들이 다음 해 봄에 유독 생기를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주된 원인은 바로 겨울철 도로의 안전을 위해 뿌려지는 제설제(염화칼슘, 염화나트륨)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설제가 벚나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피해를 어떻게 진단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종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제설제 피해는 크게 ‘직접적인 피해’와 ‘간접적인 피해’ 두 가지 경로로 발생합니다. 특히 벚나무(산벚나무)는 연구 결과 염화칼슘에 대한 내성이 약한 ‘유의 관리 수종’으로 분류되어 피해에 더욱 취약합니다.

1. 직접적인 피해: 잎과 가지에 대한 공중 공격

제설 차량이 지나가며 뿌리는 염수나, 녹은 눈이 차량에 의해 튀어 벚나무의 가지와 겨울눈에 직접 닿게 됩니다. 염화칼슘은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조해성)이 매우 강해, 나무 조직의 수분을 빼앗아 갑니다.

  • 탈수 현상: 겨울눈과 가지의 수분이 뺏겨 말라 버립니다.
  • 봄철 생육 불량: 수분을 잃은 눈은 봄이 되어도 정상적으로 싹을 틔우지 못하거나, 잎이 나오더라도 기형이거나 작게 자랍니다.
  • 잎의 고사: 어렵게 나온 잎도 가장자리부터 타들어가고(황화, 갈변), 심하면 잎 전체가 괴사하여 떨어지는 조기 낙엽 현상이 발생합니다.

2. 간접적인 피해: 뿌리를 공격하는 토양 오염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는 눈과 함께 녹아 토양으로 스며들어 뿌리 환경을 급격하게 악화시킵니다. 이는 나무에게 더욱 치명적이고 장기적인 피해를 줍니다.

  • 삼투압 스트레스: 토양의 염분 농도가 높아지면, 뿌리 내부의 농도보다 토양의 농도가 높아져 뿌리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는 ‘생리적 가뭄’ 상태에 빠집니다. 심하면 오히려 뿌리의 수분을 토양에 뺏기는 역류 현상까지 발생하여 나무가 고사하게 됩니다.
  • 토양의 알칼리화 및 굳어짐: 염화칼슘의 칼슘(Ca) 성분이 토양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토양의 pH가 상승(알칼리화)하고 흙이 딱딱하게 굳습니다.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철, 망간, 붕소 등 필수 미량원소의 흡수가 어려워져 영양 결핍이 발생합니다.
  • 양분 흡수 방해(길항 작용): 과도한 칼슘은 식물의 칼륨(K), 마그네슘(Mg) 흡수를 방해하여 추가적인 영양 불균형을 초래합니다.
  • 유용 미생물 사멸: 뿌리와 공생하며 양분 흡수를 돕는 유익한 토양 미생물들이 높은 염분 농도로 인해 사멸하여 나무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직접 피해 (공중 살포)

제설 차량 염수 분사
가지, 겨울눈에 염분 부착
조해성으로 인한 조직 탈수
봄철 발아 불량, 잎 마름, 고사

간접 피해 (토양 오염)

도로 위 제설제 녹음
염분이 녹은 물 토양 유입
토양 염류 농도 및 pH 증가
뿌리 수분/양분 흡수 장애, 고사

다음 증상들이 관찰된다면 제설제 피해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피해 시기: 주로 이른 봄(3~5월)에 새잎이 나올 때 피해가 집중적으로 나타납니다.
  • 피해 위치: 도로와 가까운 쪽의 가지나 도로를 향한 쪽의 수관(나무 윗부분)에서 피해가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 잎의 증상: 잎이 정상적으로 펴지지 못하고 오그라들거나, 잎 가장자리가 노랗거나 갈색으로 타들어 갑니다.
  • 가지 증상: 새순이 나오지 않고 말라 죽은 가지(고사지)가 많아집니다.
  • 토양 상태: 나무 주변 흙을 파 보았을 때 딱딱하게 굳어있고, 표면에 하얀 염분기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미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적절한 조치를 통해 나무의 회복을 돕고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1. 단기 응급 처방 (피해 발생 직후)

  • 토양 염분 세척: 이른 봄, 땅이 녹으면 즉시 나무 주변에 많은 양의 물을 주기적으로 관수하여 토양 깊숙이 쌓인 염분을 씻어냅니다. 이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응급 조치입니다.
  • 영양제 공급: 염분으로 인해 약해진 나무의 수세 회복을 돕기 위해 엽면시비나 토양 관주용 수목 영양제를 공급합니다.

2. 중장기 토양 환경 개선

  • 토양 개량: 피해가 심각한 경우, 오염된 표층토(30~50cm)를 걷어내고 새로운 흙(산성토)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유기물 투입: 부엽토, 목탄(숯) 등 유기물을 토양과 섞어주면 토양의 물리성(통기성, 배수성)이 개선되어 뿌리 활력에 도움이 되고 염분 배출을 돕습니다.
  • pH 교정: 알칼리화된 토양을 중화시키기 위해 황 성분이 포함된 유안비료 등을 소량 사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예방이 최선!

  • 물리적 보호막 설치: 겨울이 오기 전, 나무 하단부와 토양에 방수포나 짚으로 만든 거적 등을 덮어주어 제설제가 직접 닿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입니다.
  • 배수 체계 개선: 식재된 곳의 배수가 불량하면 염분이 고여 피해가 가중되므로, 배수가 원활하도록 주변을 정비합니다.

결론적으로, 겨울철 제설제는 도로 안전에 필수적이지만, 벚나무와 같이 염분에 민감한 수종에는 큰 위협이 됩니다. 제설제의 피해 원리를 이해하고, 봄철에 적극적으로 물을 주어 염분을 씻어내고, 겨울철 보호막을 설치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취한다면 소중한 벚나무 가로수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가로수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 아름다운 경관을 함께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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